식품 이야기

주황 당근의 비밀, 왜 하필 오렌지색일까?

J.Foodist 2025. 9. 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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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네덜란드에서 오렌지색 당근을 재배하는 장면과 다양한 색깔의 당근

우리가 마트에서 흔히 보는 당근은 대부분 주황색입니다. 하지만 원래 당근은 보라색, 흰색, 노란색이 일반적이었고 지금처럼 주황색이 널리 보급된 것은 불과 수백 년 전의 일입니다. 특히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정치적·역사적 이유로 오렌지색 품종을 집중적으로 재배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아는 ‘주황 당근’이 표준이 되었습니다.

당근의 원래 색깔은 다양했다

당근은 중앙아시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초기 재배종은 보라색, 노란색, 흰색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이 색깔의 차이는 안토시아닌, 카로티노이드 같은 색소 성분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주황색보다는 오히려 보라색 당근을 더 많이 먹었고, 지역에 따라 색상은 달랐습니다.

오렌지색 당근의 등장

17세기 유럽에서 당근은 품종 개량을 통해 점차 주황색이 두드러진 형태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오렌지 가문(House of Orange)’을 기념하고 왕가를 상징하기 위해 오렌지색 당근을 대대적으로 재배했습니다. 정치적 상징이 농업과 식품에까지 영향을 준 셈입니다.

주황 당근의 대중화 과정

네덜란드 농부들은 선별 육종을 통해 당근의 색을 점점 더 선명한 오렌지색으로 만들었고, 이는 곧 ‘국민 채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역을 통해 다른 나라에도 퍼졌고, 18~19세기에는 주황 당근이 유럽 전역에서 표준으로 굳어졌습니다. 결국 다양한 색깔을 지녔던 당근은 주황색이 대표 색상으로 굳어진 것입니다.

색깔별 당근의 영양학적 차이

  • 주황색 당근: 베타카로틴이 풍부하여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전환 → 눈 건강에 도움
  • 보라색 당근: 안토시아닌이 풍부 → 항산화 작용과 혈관 건강에 기여
  • 노란색 당근: 루테인, 제아잔틴 함유 → 황반 건강, 노화 예방에 도움
  • 흰색 당근: 색소는 적지만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 건강에 유익

즉, 당근은 색깔에 따라 영양 성분도 다르며, 건강 효과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오늘날 다시 다양해지는 당근

최근에는 건강과 색채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시 보라색, 노란색, 흰색 당근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샐러드나 주스로 활용할 때 색감이 다채로워져 ‘푸드 스타일링’에도 인기가 있습니다. 이는 원래 당근이 지녔던 다양성이 현대에 되살아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식품 이야기에서 얻는 교훈

주황 당근의 역사는 단순히 농업적 변화를 넘어 정치, 문화, 사회적 상징이 식품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익숙한 음식에도 이렇게 흥미로운 역사가 숨어 있다는 점에서, 식품은 단순한 영양 공급원을 넘어 시대의 이야기와 함께 이어져 온 문화적 산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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