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안전 상식

동남아 여행 술 사망 사건, 메탄올 중독과 술 속 기준까지 알아보기

J.Foodist 2025. 10. 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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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탄올과 메탄올의 차이 – 술에 들어가면 안전한 알코올과 독성 알코올 비교

여행지에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마신 술 한 잔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특히 동남아시아 여행 중 관광객이 술을 마시고 사망하거나 실명에 이르는 사건은 종종 뉴스에 오르내립니다. 그 배경에는 메탄올(methanol) 중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메탄올과 에탄올의 차이, 술에 메탄올이 섞이는 이유, 그리고 우리나라의 안전 규격까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에탄올과 메탄올, 단 한 개 탄소의 차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술에서 접하는 알코올은 에탄올(ethanol)입니다. 에탄올은 화학식 C₂H₅OH로 탄소 2개를 가지며, 인체가 분해할 수 있어 적정량은 음용이 가능합니다. 반면 메탄올(methanol)은 화학식 CH₃OH로 탄소가 1개뿐인 단순한 구조입니다. 이 작은 차이가 인체에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옵니다.

메탄올은 간에서 대사되며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포름산(formic acid)으로 변환되는데, 이들이 망막과 중추신경계를 공격합니다. 그 결과 시력 상실, 호흡 곤란,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단 10ml 정도의 메탄올 섭취만으로도 실명 위험이 있으며, 30ml 이상이면 치명적입니다.

발효 중에도 생기는 메탄올

흥미로운 점은 메탄올이 불법 주류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과일이나 곡물을 발효하는 과정에서도 소량의 메탄올이 자연적으로 생성됩니다. 특히 과실주의 경우 과일 껍질과 씨에 있는 펙틴 성분이 분해되며 메탄올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정제·증류·여과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 안전한 수준으로 조절됩니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제조·유통되는 술에서는 메탄올 함량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습니다.

왜 동남아에서는 위험한가?

문제는 불법 술입니다.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주류 세금과 규제가 높아 정품 술의 가격이 비쌉니다. 그래서 값싼 불법 밀조주가 관광지에서 흔히 유통됩니다. 이 술들은 발효와 증류 과정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메탄올이 다량 남아 있거나, 원가 절감을 위해 아예 공업용 메탄올을 섞어 판매하기도 합니다. 겉보기에는 정품 술처럼 보이지만, 병 라벨을 위조하거나 진짜 병에 불법 술을 리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메탄올 규격

우리나라에서는 식품공전에서 주류별 메탄올 함량 기준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 소주: 0.5 g/L 이하
  • 과실주: 1.0 g/L 이하
  • 위스키·브랜디 등 증류주: 1.0 g/L 이하

이처럼 국내에서 유통되는 술은 정밀한 분석을 통해 관리되므로, 정상적인 유통 경로의 제품은 안전하게 마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불법 주류에는 이런 관리가 전혀 없어 위험성이 높습니다.

실제 발생 사례

  • 태국, 인도네시아 발리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값싼 칵테일이나 병 술을 마신 뒤 급성 시력 손상 또는 사망에 이른 사례가 반복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는 불법 술로 인해 주민과 관광객 80여 명이 목숨을 잃는 대규모 중독 사고가 있었습니다.
  • 말레이시아에서도 2019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정부가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습니다.

메탄올 중독 증상

메탄올은 섭취 직후 바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12~24시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중독 증상이 드러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두통, 구토, 어지럼증
  • 시야 흐림, 시력 저하 (망막 손상)
  • 호흡 곤란, 혼수
  • 사망 (고용량 섭취 시)

특히 시야가 흐려지거나 시력이 갑자기 떨어지는 증상은 메탄올 중독의 대표적 경고 신호입니다.

여행지에서의 예방법

  1. 정식 유통 제품만 구매: 라벨과 봉인을 확인하세요.
  2. 지나치게 저렴한 술 피하기: 값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싸다면 불법 술일 수 있습니다.
  3. 믿을 수 있는 업소 이용: 호텔, 체인 레스토랑 등 검증된 곳을 선택하세요.
  4. 맛과 향 확인: 약품 냄새나 이질적인 쓴맛이 나면 마시지 마세요.
  5. 증상 발생 시 즉시 병원: 시력 저하나 두통이 나타나면 지체 없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정리

동남아 여행지에서 술을 마시다 발생하는 사망 사고는 단순한 불운이 아니라, 대부분 불법 술에 섞인 메탄올 중독 때문입니다. 에탄올과 달리 메탄올은 탄소 하나 차이로도 인체에서 독성을 띠며, 적은 양으로도 실명이나 사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발효 중에도 소량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철저한 규격 관리가 있으면 안전합니다. 문제는 관리되지 않는 불법 주류입니다. 여행지에서는 가격보다 안전을 우선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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