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 선반에서 간장 병을 들여다보면 ‘총질소(TN)’라는 숫자가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제품이 많다.
간장 TN, 다시 말해 총질소는 간장 속 단백질·아미노산·펩타이드처럼 ‘맛을 내는 질소 화합물’을 모두 합친 값이다.
쉽게 말해 맛의 농도를 보여 주는 지표다. 총질소가 높을수록 간장의 감칠맛과 구수한 향이 더 풍부해진다.
그래서 요리 고수들은 나트륨보다 먼저 간장 TN을 살핀다.
총질소 기준, 얼마나 높아야 할까?
한국산업표준 KS H 2118에 따르면 양조간장은 특급(1.5 %↑), 1등급(1.3 %↑), 2등급(1.0 %↑), 3등급(0.8 %↑) 네 단계로 구분된다. 2025년 소비자원 조사에서 시판 양조간장 21종의 총질소는 0.9~1.6 %로 모두 기준을 통과했다.
평균이 1.3 % 안팎이니 우리가 흔히 사는 제품은 대체로 1등급 이상이다.
양조·한식·혼합·산분해, 제조 방식 따라 달라요
- 양조간장: 대두와 소맥을 메주로 띄운 뒤 자연 발효. 향이 부드럽고 간장 TN이 높다.
- 한식간장(재래간장): 메주를 통째로 소금물에 담가 1년 이상 숙성. 향은 강하지만 총질소 기준은 0.7 % 이상으로 양조보다 낮다.
- 산분해간장: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빠르게 분해. 총질소 맞추기 쉽지만 짠맛이 강해 혼합용으로 쓰인다.
- 혼합간장: 양조·산분해를 적절히 섞어 맛·색을 조절. 라벨에 혼합 비율과 간장 TN이 함께 적힌다.
라벨 읽기, 이렇게만 기억하세요
- 총질소 + 염도 세트: TN이 높아도 염도 18 % 이상이면 짠맛이 앞선다. 국·찌개용은 TN 1.3 %+염도 17 % 이하가 적당하다.
- 용도별 선택: 볶음·조림엔 색이 중요한데 TN 1.0 %대 혼합간장이 편하다. 회·샐러드는 TN 1.5 % 특급 양조간장을 추천.
- 저염 제품: 염도 25 %↓라도 TN 1.0 % 이상이면 맛이 심심하지 않다—저온 탈염 공정을 거쳤는지 확인하자.
총질소는 이렇게 잽니다
‘켈달 질소 정량법’을 사용한다. 시료를 황산으로 분해해 나온 암모니아를 적정해 질소량을 구하고 6.25를 곱해 단백질량을 환산한다. 자동 증류 장비 덕분에 20 분이면 결과를 얻는다.
시장의 새 흐름, ‘고 TN·저염’
소비자가 나트륨을 줄이면서도 풍미는 포기하지 않으려 하자, 다공성 수지 탈염·종균 개량 기술이 등장했다. 이 공법은 염도를 20 % 넘게 낮추면서도 간장 TN 1.3 % 이상을 지켜 준다. 2025년 현재 저염 간장은 시장의 15 %를 차지하지만, 업계는 2028년 25 %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잠깐, 총질소 숫자가 왜 ‘%’일까?
총질소는 원래 g/100 mL로 표시하지만,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보이도록 퍼센트 기호를 붙인다. TN 1.3 %라면 100 mL에 질소가 1.3 g 든다는 뜻. 단백질 환산계수(×6.25)를 적용하면 맛 성분이 약 8 g 들어 있는 셈이다. 예전 어르신이 “간장은 오래 묵힐수록 국물이 진하다”고 한 말이 바로 간장 TN이 높아진다는 설명과 같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봉 후 얼마나 쓸 수 있나요?
A. 냉장 보관 시 6 개월까지 풍미 변화가 크지 않으며 총질소 하락폭도 5 % 이내입니다.
Q. 오래 끓이면 TN이 올라가나요?
A. 농도는 높아져도 향이 날아가므로 애초에 TN이 높은 양조간장을 소량 사용하는 편이 낫습니다.
Q. 무첨가 간장은 TN이 더 높나요?
A. 첨가물 여부보다 발효 기간과 원료 비율이 TN을 좌우합니다. 라벨의 총질소 숫자를 직접 확인하세요.
만능 소스 레시피 (TN 1.3 % 양조간장 기준)
간장 3 큰술·맛술 2 큰술·물 1 큰술·꿀 1 큰술·다진 마늘 ½ 큰술·후추 약간을 섞어 살짝 끓인 뒤 참기름 한 방울을 떨어뜨리면 끝.
구운 두부·달걀장·냉면 육수까지 다양하게 활용된다. 간장 TN이 높아 감칠맛이 확실히 살아나고, 추가 소금 없이도 간이 맞는다.
한 줄 공식
“간장 TN 1.0 %면 데일리, 1.3 %면 미식, 1.5 %면 선물.”
이 공식만 기억하면 누구나 프로처럼 간장을 고를 수 있다. 다음에 장 보러 갈 때 간장 TN과 총질소 숫자를 꼭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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